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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은행권에 공자금 투입 검토 (2002/09/28 14:08)
일본 정부가 은행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금융기관의 재편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는 막대한 부실채권에 짓눌려 있는 은행들을 방치하다가는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이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은행이 공적자금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투입”할 뜻을 밝혔다고 26일 보도했다.



시오카와 재무상은 또 공적자금을 활용해 지역 금융기관의 재편도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살릴 기업과 죽일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다른 기업과의 합병 등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금융지원을 중단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된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금융위기를 막는 예방차원에서 공적자금을 은행권에 투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정부에 촉구할 방침이라고 니혼 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18일 향후 1∼2년에 걸쳐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3조엔어치를 직접 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침은 모두 일본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디플레이션과 함께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최대 ‘골칫거리’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사상 최대인 52조4000억엔에 달한다. 지난해에 비해 9조5000억엔이 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부실채권이 더 늘어날 것을 염려한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게 되고 결국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다가 도산하게 된다는 데 있다.



당장 미쓰비시도쿄 파이낸셜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들은 재무구조가 악화돼 9월 반기결산에서 배당을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상황이 급해지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달초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사태를 막기위해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은행권에 대한 또 다른 ‘특혜’라는 점에서 정부내에서도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상은 “본격적인 위기 상황이 아닌 한 금융권에 공적 자금을 쏟아 부을 필요는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공적자금 투입 문제를 둘러싸고 고이즈미 총리와 마찰을 빚다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사임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MF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대해 지지를 보내면서도 좀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금융 시스템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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