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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기러기아빠'도 운다 (2003/01/24 14:12) 읽음 : 597  
 

 "뉴질랜드가 가장 싸다고 해서 보냈는데 여기도 만만치가 않더군요. 오늘 학비 2만달러(1200만원)를 보냈어요. 아내 몰래 숨겨둔 돈 다 들어가네요. 이거…저두 전세 빼서 원룸으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 건 요새 환율이 떨어진 거죠. 안그랬으면…어휴…."



가족을 해외로 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기러기아빠'들이 요즘 더욱 힘 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대기업체 임원이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이 많았 으나 이제는 기업체 부장, 과장급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본점 직원 1000여 명 중 100명 이상이 가족을 해외 로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명 중 1명은 가족과 떨어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외로움보다 현실적으로 더 큰 문제는 돈. 자녀 미래 하나만 보고 유학을 보낸 기러기아빠들은 비용부담에 늘 허덕인다. 월급을 대부분 보내고, 집을 팔거나 이직 등을 통해 유학비용을 충당한다.



미국 LA로 아내와 두 아이를 보낸 은행원 ㄱ씨는 "재테크를 해볼 만 한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 아이 유학비를 안정적으로 보내면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 각했는데 요즘에는 다달이 생활비를 보내기도 바쁘다는 것이다. 상급 학교 진학, 생활비 증가 등으로 ㄱ씨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졌기 때 문.



캐나다에 가족이 있는 기러기아빠 ㅅ씨는 최근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 고 한 벤처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10년 넘게 다닌 직장이지만 승진을 포기하고 벤처기업을 택한 이유는 아이들 교육비 마련 때문.



"아내와 아이 생활비, 교육비 등을 계산하면 한 달 수입이 500만원은 넘어야 겠더라고요. 사실상 300만원 남짓한 당시 제 월급으로는 사실 상 불가능했죠."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 팀장은 "기러기아빠의 재테크법이라는 게 따 로 없다"며 "단지 환전 때 인터넷뱅킹이나 주거래은행을 활용하면 환 전수수료가 우대되는 점 정도"라고 말했다.



기러기아빠들이 보내는 학비는 6개월 단위로 나가므로 3~6개월 및 1 년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매달 보내는 생활비는 머니마켓펀드(MMF) 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초단기 상품에 넣어두고 운용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금리가 낮아 그나마도 없어졌다 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기러기아빠들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은 달러약세. 원화가 1100원대를 형성하면서 그만큼 달러가 싸져 돈 을 적게 부쳐도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딸아이 둘과 아내를 뉴질랜드에 보낸 ㅂ씨는 작년에 환투기 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요즘에는 달러약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매달 생활비 300만원씩을 송금하는 ㅂ씨는 달러당 원화가치가 1300원 대를 유지하던 작년 이맘 때 2300달러 정도를 송금했으나 요즘에는 같은 돈으로 2500~2600달러 정도를 송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김은미 재테크 팀장은 "이라크전 등으로 앞으로 한동안 원 화가치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환전시기를 뒤로 미루 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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